육군 군무원 7급 행정직 최종합격 후기입니다.

우선 저는 대학 생활을 병행하였으며, 23년도에 행정직 9급에서 필기 합격 후 면접 탈락을 겪었습니다.
23년도 2월부터 7월까지 인강으로 공부하였으며, 실질적인 공부 기간은 4개월 정도입니다. (5월에 날이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풀리는 바람에 한 달 정도는 독서실도 안 가고 집에서 놀았습니다.)

24년도 3월부터 대학에 복학하면서 다시 인강으로 7급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사나 토익도 9급에 맞춰둔 정도의 점수였기에 당연히 다시 시작했습니다.
4월, 5월에 토익과 한국사를 땄고, 운이 좋아서인지 둘 다 한번에 원하는 점수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4월 말, 6월 중순에는 대학교 시험기간과도 겹쳐서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6월 중순부터 다시 마음 잡고 독서실을 다니며 인강으로 공부했고, 7월 시험에서 턱걸이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수험 기간은
9급: 23년도 2월 ~ 7월
7급: 24년도 3월 ~ 7월
총 9개월 정도에요.

<국어>
- 신민숙 선생님
수험 기간 내내 한번도 의심한 적 없는 민숙쌤 강의입니다. 수능 이후로 국어 공부를 해 본 기억이 없는데, 23년도에 문법 거의 노베였던 제게 한줄기 빛이셨습니다. 선생님 강의 들으며 국어 공부한 덕분에 시험 이후로 국어 학원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24년도에 다시 시작할 때는 꾸준히 국어 학원에서 문법 지식을 되새긴 덕분에 큰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마음이 안일해진 탓에 실제로는 국어 점수가 제일 낮게 나왔습니다. ㅠㅠ 그러니 국어 공부가 아무리 자신 있고 문법을 잘 안다고 자부해도 수험 기간 동안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그렇게 안 해서 필기가 딱 턱걸이였던 것 같아요.
비문학은 원래 자신이 있어서 특별히 수강하지 않았고, 문학은 민숙쌤이 시키는 대로 다 들었습니다. 문법 강의도 정말 재밌게 해주셨는데 문학 강의는 더 재밌었어요. 독서실에서 강의 듣다가 혼자 웃참하고 그랬습니다. 덕분에 졸지도 않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행정학>
- 송상호 선생님
정말 저의 최애 선생님이셨습니다... 사실 말씀하시는 속도가 워낙 느긋하셔서 저는 1.6배속, 1.7배속으로 해두고 들었어요.. ㅎㅎ 그러면 선생님도 박진감 있어지시고 너무 귀여워지십니다. 이연구, 이과학! 하면서 얘기하실 때 너무 재밌었어요.
사실 시작하는 23년도 초반에 행정학과 행정법이 너무 난관이었어요. 국어는 그나마 수능 공부할 때 접근이라도 해봤지, 행정학은 진짜 살면서 단 한번도 공부해 본 적이 없어서 무척 막막했습니다. 강의 영상을 듣다가 중간에 꺼버릴 정도로 당혹스럽고 재미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냥 아 모르겠다! 하면서 머리에 안 들어와도 선생님 필기랑 밑줄 치라는 것만 열심히 따라했습니다. 기본 + 심화 다 듣고 머리에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공감했어요. 정말 머리에 하나도 안 남았고, 이제 나름 이론 강의 다 들었으니 기출 들어가야 하는데 아는 게 아예 없더라고요. 문제를 푸는데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 싶은 학자들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문제를 미리 풀어가야 하니까 풀어는 가는데 한 장에 문제가 4개 있으면 3개를 틀리고 하나는 그냥 몰라서 별표 칠 정도였습니다. 강의 시간 내내 머리를 싸매고 막 적어내고 나니까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존의 제 공부방식대로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공부할 때 선지마다 제가 모르는 개념, 학자, 단어 등이 나오면 연두색 형광펜으로 표시해뒀습니다. 처음에는 어? 그러면 양이 너무 많은 거 아냐? 하실 수 있는데 어차피 강의 영상 하나당 16문제 정도이고 표시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 겹칩니다. 선생님 강의 들으면서 필기 다 해두고, 하루에 강의가 4개이니 그냥 쭉 다 듣습니다. 당연히 표시랑 필기는 계속 하고요. 그 이후에 노트 꺼내서 그날 날짜랑 행정학 개념 키워드. 뭐 이런식으로 적고 연두색으로 표시해둔 개념들 그냥 쭉 따라 적습니다. 예를 들어서 변혁적 리더십에 표시가 되어 있으면 그냥 변혁적 리더십. 이렇게 적어둬요. 그렇게 단어 쭉 따라서 적어놓으면 보통 3-40개가 나옵니다. 이제 귀에 이어폰 꼽고 좋아하는 노래나 플레이리스트 들으면서 기본서 뒤적 거려요. 기본서에 보면 이전에 내가 강의 들으면서 필기해둔 내용이랑, 기본서 자체의 내용들은 그 단어마다 다 적으면서 깜지 쓰듯이 정리하면 됩니다. 이해가 안되고 답답해도 그냥 가볍게 아~ 이런 내용이구나~ 하면서 넘기셔도 돼요. 그렇게 다 하고 나면 보통 2시간 정도 걸려요. 이제 미련 없이 다른 과목 공부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일주일에 강의는 2번이니 다음날은 강의가 없어요. 그럼 그 전날에 해둔 표시랑 오늘 날짜를 다시 노트에 적고 또 기본서 뒤적이면서 정리합니다. 이런식으로 기출 강의 내내 반복하다 보면 이제 뭔가 머리에 좀 남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는 신이론 강의를 들을 차례에요. 당연히 문제가 어렵고 이제 머리에 기억은 좀 남아있는 것 같긴 한데 헷갈리실 거에요. 기출서 다시 펴고 이번에는 문제를 다시 풉니다. 뭐 샤프로 풀 필요도 없고 그냥 눈으로 선지들 꼼꼼하게 보세요. 그리고 알긴 아는데 아리까리한 거, 모르는 거 등등 사정 봐주지 말고 하늘색 형광펜으로 다 표시하세요. 그리고 또 위의 과정대로 날짜 쓰고 개념 정리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부터 하루에 정리할 개념어들이 5개에서 10개 정도로 줄어듭니다. 휘발성이 강하다고 하는 과목인데도 계속 기억에 남으실 거고요.
저는 이걸 23년도에 했고, 24년도에 공부할 때는 그때만큼의 순공 시간이 안 나기도 했고, 경제학을 하느라 거의 3분의 1 정도만 했습니다.

<행정법>
- 신동욱 선생님
판서가 너무 예쁘고 깔끔해서 수강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뭐지..? 하면서 잘 모르겠고 답답했는데, 나중 가니까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행정법이 효자과목이 됐습니다. 필기 예쁘게 하는 걸 좋아하는데 선생님 판서 따라 적고 선지 분석 적으면 자연스럽게 필기가 예쁘게 돼서 수험 기간 동안 힐링 강의였어요. 기출 문제 공부하는 것도 좋은데 뭣보다 핵심o,x는 꼭 사세요. 그거로 달달달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선지 파악도 되고 문제 풀 때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요.

<경제학>
- 김종국 선생님
하... 다른 강의는 그래도 23년도에 시간 널널할 때 공부를 해서 괜찮았는데 경제학.. 경제학은 정말 수험 기간 내내 저를 미치게 만들었어요. 공부하다가 머리에서 쥐가 난다는 느낌은 수능 때 이후로 처음이었어요. 종국 쌤이 하라고 하는대로 하면서도 불안하고 미칠 것 같았어요. 개념서는 볼 때마다 낯설고, 정리를 해서 머리에 넣는다고 해도 들어가지도 않고, 제일 기초적인 그래프들도 헷갈려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정말 마지막까지 너무 걱정됐고, 하필 시험 5일 전에 본 봉투 모의고사에서 52점을 받은 탓에 멘탈 무너질 뻔했어요. 그래도 그냥 이 악물고 마지막 철벽 특강까지 다 듣고 요일별 쓰기 하고 잤어요. 한 번 멘탈이 흔들렸어서 그런가 오히려 본 시험 때는 초연해지더라고요. 당일에 23번 푸는데 시간 5분 남아서 덜덜 떨면서 마킹부터 하고, 23번, 24번, 25번은 쭉 찍었어요. 근데 뭔가 느낌이 좋더라고요. 나중에 시험지 보면서 답 체크하다가 확인해 보니 23, 24, 25 다 틀렸어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무사히 합격했으니 다행 아닐까요..?


<면접>
- 피티윤 선생님
우선 저는 작년에 필합 후 면탈을 맛본 탓에 면접에 더 이를 갈고 준비했습니다.
다른 이론 강의들은 23년도에 수강했어도 24년도에 다시 들었는데, 면접은 굳이 강의 들을 필요가 없어서 그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면접 관련해서 스터디도 안 해봤고, 면접도 안 봐봤다면 꼭 들으세요. 정말 필수입니다.
피티윤 선생님이 강의 내내 강조하시는 것처럼 말머리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인적성 키워드도 적어두고 그냥 수시로 온갖 인적성 문제에 다 경험 및 공직관 같은 거 끼워넣었어요. 작년에 전공 질문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어서 이번에는 전공 질문을 중점으로 준비했습니다. 필기 시험 이후로 한달 정도 안 보다보니까 거의 까먹거나 머리에서 혼합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전공 위주로 면접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면접 내내 분위기도 무척 좋았고, 9개의 질문 중 3개 정도는 공직관, 윤리관 등이었고 나머지는 행정학 관련 질문이었습니다. 벌벌 떨면서도 어떻게든 계속 웃으면서 답하려고 노력했고, 비록 처음에는 탈락이었지만, 운 좋게 추가 합격하여 최종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 기간 내내 답답하고 힘든 때도 많았습니다. 마음이 약해져서 차라리 토익 점수나 한국사가 부족해서 시험도 못 쳐보고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러면 가능성은 있는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가능성이라는 게 때로는 중독적이라서 사람을 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다들 가능성을 잊지 말되, 그게 주는 달콤함에 너무 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능성이 있다는 건 결국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으니까요.